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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당 측정, 더 이상 손가락 찌를 필요 없다? ‘연속혈당측정기’의 원리와 사용법

당뇨병은 치료한다는 말보다 ‘관리한다’라는 말을 더 많이 사용할 정도로 관리가 중요한 질환 중 하나다. 당뇨병을 잘 관리하려면 ‘혈당 조절’을 잘해야 한다. 매일 스스로 혈당 수치를 측정해 혈당이 잘 조절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꼭 당뇨병 환자가 아니더라도 혈당은 체지방 감량에도 많은 연관이 있어 최근에는 비만 관리, 건강 등을 위해서도 혈당을 수시로 측정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조영민 교수와 함께 혈당을 좀 더 쉽게 측정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조영민 교수ㅣ출처: 하이닥 유튜브

q. 혈당은 어떤 방식으로 측정하나요?혈당을 재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가정에서 사용하는 자가혈당측정기도 있고, 연속혈당측정기도 있기 때문인데요. 역사적으로 보면 과거에는 혈당을 잴 수 없어서 소변으로 빠져나오는 포도당량이 어느 정도인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어려운 방법을 통해 혈당을 추정해서 당뇨병을 치료했습니다. 이후에 피를 뽑아서 혈당을 잴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었는데, 여전히 가정에서는 혈당을 잴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손끝에서 간단한 채혈을 통해서 혈당을 잴 수 있는 기기가 만들어졌는데요. 처음에는 벽돌 크기만큼 크고 피도 상당히 많이 내야 했지만, 최근에는 크기가 작은 자가혈당측정기가 있어서 아주 소량의 혈액만 있어도 몇 초 내에 혈당을 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연속적으로 혈당 측정이 가능해서 24시간 동안 혈당을 모니터링할 수 있고요. 혈당을 그래프를 통해서 눈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음식을 먹었을 때 혈당 스파이크가 나타나고, 운동을 하면 혈당이 떨어지는지, 어떤 시점에 저혈당이 나타나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q. 자가혈당측정기과 연속혈당측정기의 측정 방법의 차이점이 뭔가요?자가혈당측정기로 혈당을 측정해본 분들은 알 텐데요. 채혈침으로 손가락 끝을 찔러서 피를 한 방울 내서 스트립에 묻히면 혈당이 측정되는 것이 일반적인 자가혈당측정기의 원리로, 매번 할 때마다 아픕니다. 따라서 자주 하기에는 번거로운 부분이 있는데요. 하루에 많이 측정하면 4번 정도 손가락을 찔러야 하는데, 이렇게 해도 24시간 중에서 4번만 혈당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혈당의 윤곽을 파악하기는 어렵습니다.반면, 연속혈당측정기의 경우에는 따로 손가락을 찌를 필요 없이 피하에 삽입된 센서를 통해 혈당이 쭉 모니터링됩니다. 24시간 동안 전체적인 혈당의 흐름을 볼 수 있기 때문에 ‘혁명적인 혈당 측정법’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q. 자가혈당측정기를 사용하면 굉장히 편리하게 혈당 측정이 가능할 것 같은데요. 원리가 궁금합니다.일반적인 손끝에서 혈당을 측정하는 원리와 비슷한데요. 글루코스 옥시데이즈(glucose oxidase), 즉 포도당 산화효소가 있는데요. 이 효소의 작용을 통해서 생산되는 전자를 검출해 혈당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환산합니다. 최근에 진보한 기술을 통해 피하에 센서를 꽂은 다음 지속해서 쭉 모니터링합니다. 정확하게는 바늘이 혈관이 아니라, 지방조직, 피하 조직의 세포 사이에 있는 간질액의 포도당 농도를 측정하는 것입니다. 이 결과를 추산해서 ‘혈당이 얼마다’라고 표현하게 됩니다.연속혈당측정기의 측정 원리ㅣ출처: 하이닥 유튜브

q. 연속혈당측정기 사용이 어렵지는 않나요?연속혈당측정기의 사용은 굉장히 쉽습니다. 처음에 많은 사람들이 두려워 하는 것은 바늘처럼 생긴 센서를 팔 뒤나 배 등에 삽입하는 건데요. 바늘이 있어서 무서워 보이지만 한번 해보면 통증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착용해도 내 몸에 달려 있다는 느낌이 잘 들지 않고 샤워나 목욕, 수영해도 문제가 없습니다. 일부 제품은 센서를 달고 있으면 스마트폰 혹은 전용 모니터로 데이터가 바로 전송되어 혈당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고, 어떤 제품은 팔 뒤에 센서를 붙이고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실시간 혈당은 물론 8시간 동안 저장된 데이터가 넘어오기도 합니다. 단, 센서를 부착할 때 접착제 성분에 대해 알레르기나 접촉성피부염이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요. 도저히 붙일 수 없을 정도로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많지 않으나, 이런 경우에는 혈당 측정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q. 혈당 변동성을 줄이는 것이 중요한가요?우리 몸은 항상성을 유지하도록 진화했는데요. 그래서 큰 변동이 일어나면 스트레스가 됩니다. 그동안에는 ‘평균적으로 혈당이 어느 정도만 유지되면 된다’라는 개념이었는데, 이에 대한 지표로는 당화혈색소가 있습니다. 최근 2~3개월 동안의 평균적인 혈당을 반영해주기 때문에, 혈당이 어느 정도 유지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연속혈당측정기를 통해 혈당을 측정해 보니까 개인에 따라서 어떤 사람은 마치 롤러코스터처럼 스파이크가 나타났다가 다시 급격하게 떨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도 평균적인 혈당은 ‘괜찮다’라고 해석이 될 수 있는 거죠. 하지만 이렇게 혈당의 격차가 심하게 벌어지면 우리 몸의 항상성을 저해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산화 스트레스나 염증, 여러 가지 당뇨병과 관련된 합병증을 야기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특히 인슐린을 투여하는 당뇨병 환자의 경우에는 혈당 변동성이 크다는 것은 저혈당의 위험이 있다는 이야기도 되므로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q. 식습관 변화만으로 혈당 변동성을 개선할 수 있을까요?연속혈당측정기를 통해 혈당을 모니터링하면서 환자분들과 상담을 하는데요. 어떤 음식을 먹었을 때 혈당이 급격히 올라갔는지 등을 이야기하면서 음식을 조절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또 인슐린을 투여하는 경우에는 인슐린을 맞는 타이밍이나 탄수화물의 양 등 좀 더 깊이 있는 상담을 할 수 있는데요. 약물을 조절하는 방법으로도 혈당을 조절할 수 있지만, 식단이나 식사량, 식사 시기, 운동 등을 통해서 약을 쓰지 않고도 혈당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연속혈당측정기를 통해서 혈당 패턴을 직접 환자분들께 보여드리면 매우 큰 충격을 받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를 계기로 환자 본인이 더 열심히 혈당조절 치료에 참여하는 효과도 누릴 수 있습니다.

도움말= 조영민 교수(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