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에서 나는 꼬르륵 소리는 일반적으로 배가 고플 때 나지만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유독 큰 소리가 울려서 조용한 사무실이나 교실에서 민망했던 경험이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장음은 섭취한 음식물과 공기가 장을 통과하면서 약간의 소리가 발생하는 정상적인 현상이지만 옆 사람이 들을 수 있을 만큼 큰 소리가 나거나 수시로 물소리, 공기 소리가 나게 되면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이렇게 과도한 장음이 생기는 증상을 장음항진증이라고 하는데 장음항진증은 여러 질환의 신호가 될 수 있으므로 평소 배에서 소리가 크게 나는 편이라면 증상을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이 좋다.
◇ 장음의 원인1. 배가 고프거나 음식을 먹고 난 뒤 배에서 소리가 나요.“정상적인 장의 연동 운동(정상 장음)”배가 고프거나 음식을 먹은 뒤에는 정상적인 장운동으로 인해 소리가 날 수 있다. 장음은 1분에 5~34회 정도 꼬르륵 또는 졸졸 흐르는 듯한 작은 소리로 들리며 정상적인 신체의 반응이다.공복 상태에서 나는 꼬르륵 소리는 정상적으로 장기가 움직이고 있다는 신호로 장운동이 시작되었는데 위, 소장, 대장에 음식물이 남아 있지 않거나 빈 공간이 많으면 소리가 크게 울릴 수 있다.음식을 먹고 난 뒤에도 장음이 들릴 수 있는데 장의 연동 운동에 의해 음식물과 수분, 공기가 섞여 빠져나가면서 소리가 나게 된다. 대개 식후의 장음은 청진기로 들어야 할 정도로 작지만 껌을 씹거나, 엎드려 잠을 자거나, 탄산을 많이 섭취하는 등 공기가 위장으로 많이 들어가게 되는 경우 소리가 커지게 된다.배가 고프거나 음식을 먹은 뒤 들리는 장음은 정상적인 현상이므로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2. 설사, 복통과 함께 배에서 꾸르륵거리는 소리가 심하게 나요.“설사, 과민성 대장 증후군, 크론병”장의 연동 운동이 비정상적으로 증가되는 여러 질환의 영향으로 장음이 심해질 수 있다. 설사, 과민성 대장 증후군, 크론병과 같이 장의 연동 운동이 비정상적으로 증가되는 질환으로 인해 과도한 장음이 발생할 수 있다.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장이 과민해져 대장의 운동 이상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복부팽만으로 인한 복통, 복부 불편감, 설사 등 배변 장애가 주요 증상으로 나타나는데 이때 장음이 심해지는 장음항진증이 동반되기도 한다.크론병은 젊은 연령대에 주로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주된 증상은 설사와 복통, 체중 감소, 미열, 식욕감퇴, 항문통증 등이며 염증으로 장에 구멍이 생기거나 좁아지면서 장음이 심해질 수 있다.대부분은 일시적인 설사로 인한 증상이지만 설사를 동반한 장음항진증이 지속될 경우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장 질환으로 인한 장음항진증은 소화기내과와 가정의학과에서 진료받을 수 있다.
3. 유난히 몸이 피로하고, 추위를 타고, 살이 찌면서 배에서 소리가 유독 크게 나요.“갑상선기능저하증”갑상선기능저하증의 영향으로 인해 장음이 커질 수 있다.갑상선은 목의 앞쪽 가운데 돌출부의 바로 아래에 있는 나비 모양의 조직으로 우리 몸의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드는 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한다.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해지면 몸의 전반적인 대사 속도가 저하되어 장운동이 느려지기 때문에 복부에 가스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정체되어 장음이 커지는 원인이 된다.유난히 피로가 심하고 추위를 많이 타면서 식욕이 저하되는데도 살이 찌고 변비와 장음항진증이 나타난다면 갑상선 기능저하를 의심해 볼 수 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내분비내과와 가정의학과를 방문하여 진단 및 치료를 받을 수 있다.
4. 특별한 이유가 없는데, 배에서 소리가 유난히 크게 울려요.“위와 장에 부담을 주는 생활습관 문제”특별한 이유 없이 장음이 크게 들린다면 위와 장에 부담을 주는 생활습관이 원인일 수 있다.배가 고프지 않고 설사나 다른 문제가 없는데도 유독 배에서 소리가 크게 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평소 위와 장을 불편하게 하는 생활습관을 갖고 있지 않은지 점검해 보는 것이 좋다.물을 수시로 조금씩 마시고 식사할 때 과식하지 않고 천천히 씹어먹으면서 콩, 양배추, 브로콜리 등 장내 가스를 많이 생성하고 소화가 어려운 음식이나 산도가 높은 감귤, 토마토 등을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식사 후 가볍게 걷고 불안 또는 스트레스 유발 요인을 피하는 등의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장음을 줄일 수 있다.
◇ 장음, 위험할 때는?배에서 소리만 크게 나는 경우는 걱정할 것이 없다. 하지만 만약 장음항진증과 함께 심한 방귀, 잦은 복통, 메스꺼움, 구토, 혈변, 배변 장애, 갑작스러운 체중저하 등이 동반된다면 가볍게는 단순 소화불량, 과민성 대장 증후군에서부터 심각하게는 장폐색이나 대장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화기계의 질환으로 인한 증상일 수 있으므로 병원을 방문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